굿바이 이글루스 쓰레기통

여느 때처럼 디스코드에서 머무르고 있었더라니 이글루스가 문을 닫는단다.
어차피 미래에 백업하겠지만서도 간만에 글을 써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우선 묘한 감정이 샘솟는다. 그리움? 반가움? 

아니 딱히, 그런 새삼스러운 감정은 아니고 

무지 낯설다. 

단문이 아닌 글을 쓰는 것은 이제와서는 논문 외엔 딱히 없어서일까?
아니면 포스팅을 읽거나 쓰는 일을 뒤로 한 채 걸어온 거리가 너무나도 길었기 때문일까.

한 때는 익숙했을 행위 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이 감각이 흥미롭다.
그런

라고 적다보니까 문득 내가 이글루스를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났다
사실 지금 감상보다는 그 때 얘기가 적고싶어졌다.

내가 여길 왜 시작했더라?

이러니 저러니해도 그냥 병신이 많아서였다ㅎ

당시만 해도 망콘도 살아있었고, 온갖 재밌어 보이는 병신들이 많았어서 그런가?
나이 쳐먹고 보면 진짜 개 병신들이었는데 왜 그렇게 재밌었을까. 
당시의 인터넷이란 이슈가 되면 이글루인 경우가 잦았고. 
성인인증에 걸려 이글루를 팔 수 없던 시절의 나에게는
묘한 동경같은게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당시의 나는 다수에 뚜까맞아도 꿋꿋이 지 할 말만 하는 병신새끼들이 멋져보였다.
나이를 쳐먹은 나도 그에 몫지 않은 병신으로 커버렸지만, 
가오 따지던 나이라 그랬을까, 
인터넷 커뮤를 그렇게 많이 해본건 아니던 나도 그렇게 같이 놀아보고 싶었던걸까. 

모르겠다.

그래서 시작했던 이글루,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수 년에 거쳐 많은 일이 있었다.
게임에서 랭커흉내를 내건 빠따에서 병신기레기새끼들 욕하면서 일대다 배틀을 뜨건,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어그로를 끌어서 밸리에서 단체로 방문해준 새끼들한테 개뚜까맞건

아주 많은 일이 있었다.

원하는 만큼 가오도 많이 잡았고
해외응디 뒤라고 기레기새끼들도 원하는 만큼 욕하고 
오죽하면 팩동희로 추정되는 본인이 고로시하러 오기까지하고.
각 밸리에서 끄드럭 거리던 병신새끼들 욕도 신나게 하고,
특히 스포츠 밸리에서 좆도 모르면서 아는 척만 오지게 하던 빙신새끼들 욕하는 쾌감은 아주 지렸었다
기레기새끼들한테도 사과받고 정정기사 쓰게 만들고 나니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도 느꼈다.
홍팍새끼들은 백날 찌그러져서 지랄해댔지만 
그래봤자 그새끼들은 팩동희팸한테 주작이나 당하거나 클리앙한테 밭갈이나 당하던 빙신들이었고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란걸 안다면 그런 공간에 찌그러져서 지랄이나 해댄게 얼마나 수치스러운지 돌아보기를.

물론 나도 나이를 쳐먹었는지, 
나이 쳐먹은 지금 봐선 왜 그딴 짓에 굳이 시간을 낭비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야 한다만

병신이 병신 짓 한 것에 굳이 이유가 필요한가?

병신이니까지.

이제의 나에게 그건 이글루가 있건 없건 중요치는 않을 것이다.
이글루를 사실상 접은 후에도 난 온갖 병신 짓을 벌였고, 
일부는 기레기새끼들 줘패던 시절 이상의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이글루는 굳이 필요하진 않았다.

그래도.

이글루에서의 경험이, 추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말에 나는 결코 부정하지 못하리.
난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병신 짓을 벌일거고, 이글루스에서 벌였던 일들은 장난으로 보일 정도로
스케일이 큰 짓들도 벌일거다. 


고맙다 이글루스.

덕분에 즐거웠다.

이젠 고소먹을까봐 누구 욕도 못하는 불쌍한 이들만 남았고
네이버 댓글 창도 사라지고
한 문단의 글조차 오독하는 국평오가 판을 치고
저능아들이 판치는 시대.
좆게이같이 변한 한국 인터넷에 가려져 스러지지만

이건 내 이글루에 바치는 조문이다.

굿바이 이글루스.


P.S. anchor 개쓰레기새끼 

언제나 가슴 속에 담아둔 말이다.

2020 World Champions LA Dodgers 스포츠라이프-야구-

2020년을 기릴 유일한 포스트는 이게 딱이지 

쨔잔 쓰레기통

이글루 자체를 사실상 접은지는 이제 좀 되지만 이제 확실히 끝입니다. 
그간 꽤나 즐거웠습니다. 이전 글들은 이제 봇 관련 말고는 열람이 되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남겨두는 리스크가 조금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이 노시던 분들도 거진 다 접은 상태기도하고 유지할 의미도 별로 없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사건을 한두개 벌인게 아니어야죠 껄껄

이후는 디스코드나 어딘가의 똥겜에서 다시 봅시다 안녕

혹시라도 디스코드 관심있거나 이새끼 뭐하고 사나 간간히 둘러볼 분을 위하여,


링크는 이쪽이고,
나름 한국쪽에서는 최고(古)의 디스코드일거라 생각합니다.
디스코드란거 아는 사람도 없던 시절에 이주했고, 어떤 웹에서도 가이드글자체는 최초였으니까.
고이긴 했는데 고였다고 그렇다고 별다른 메리트는 없습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들어와서 아무것도 안보이면 네 를 치도록 하십시오

안녕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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